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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변주곡
글 : 황경신
출판사명 : 소담
도서분류 : 소담출판사 > 비소설/에세이
발행일/ISBN/판형/분량: 2014-07-28 / 89-7381-150-2-03810 / 131*187 / 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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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나서』『밤 열한 시』 작가 황경신의 한뼘노트
ㄱ에서 ㅎ까지 101가지 이야기

책 소개

“쉽게 상처받는, 쉽게 절망하는,
쉽게 눈물 흘리는, 쉽게 행복해지는,
유리로 만든 구슬처럼 불안하고 위험한,
그러나 반짝반짝 빛나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바로 지금 이 순간.”


반짝이는 기억을 품고 흘러가는,
우리의 빛나는 인생

“「반짝반짝 변주곡」은 빠르거나 느린, 부드럽거나 강렬한, 즐겁거나 애처로운 선율들로 이루어져 있다. 조그만 시냇물이 산길을 돌고 돌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느낌이다. 모퉁이를 돌아 만난 새로운 세계에 환호를 지르기도 하고 바위를 만나 당황하기도 한다. 오목한 틈 사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비탈길을 신 나게 달려 내려가기도 한다. 하릴없이 져버린 꽃잎을 껴안고 동그라미를 그리기도 하고 바람 소리에 맞춰 찰랑찰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반짝이는 세계, 반짝이는 슬픔, 그리고 반짝이는 마음이다. 그러나 뒤돌아보지 않고 바다를 향해 흘러가는 마음이다.” _황경신

『반짝반짝 변주곡』은 ㄱ에서 ㅎ까지, 언어로 그려낼 수 있는 모든 삶의 기쁨과 슬픔을 이야기한다. 예측할 수 없는 삶 속에서 우리는 환희를 맛보기도 하고, 절망에 잠기기도 한다. 삶이 견딜 수 없이 무겁게 느껴지는 그 순간, 어떻게도 하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가련한 우리의 마음을 그녀는 조용하고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리고 이별과 상실의 세계에서 따뜻하고 위안이 넘치는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언젠가 존재했던 마음, 부족하든 넘치든 ‘그때’만 느낄 수 있었던 그 마음에 대한 기억의 힘으로 여전히 흘러가는 것이 인생, 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아픔과 고통이 있기에 행복이 그 의미를 갖는 것처럼 불완전한 삶과 슬픔이 비로소 우리를 살아 있게, 우리를 반짝반짝 빛나게 해준다.
슬프고 때로 쓸쓸한 날, 거창한 위로보다는 옆에서 누군가가 나직이 들려주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에 마음이 풀어지듯이, 작가는 우리에게 독백처럼 혹은 대화처럼 도란도란 말을 건넨다. 담담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우리가 마음속에 깊이 감춰둔 ‘미처 정리되지 못한 마음’을 끌어내어 또다시 삶에서 뒷걸음치지 않도록 격려해준다. 『반짝반짝 변주곡』은 거르고 거른 끝에 남은 가장 빛나는 단어, 가장 중요한 단어들로 엮은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이다.


ㄱ에서 ㅎ까지,
황경신이 들려주는 101가지 삶의 반짝임

『반짝반짝 변주곡』은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로 채워진 『밀리언 달러 초콜릿』의 글들을 과감히 덜어내고, 그 아쉬운 빈자리에 한층 더 깊고 성숙해진 감성들을 다시 채워 넣었다. 그녀만의 섬세한 감성과 세련된 언어로 엮인 글들이 여전히 우리를 매혹시킨다.
‘꿈을 주문하는 방법’, ‘나는 볼펜이고 싶어요’, ‘내 서랍 속에는 돌고래가 살고 있다’, ‘닥터 티의 이상한 모험’, ‘로빈의 반전 없는 인생’, ‘봄날이 가지고 가는 것’, ‘삼각관계의 해피엔딩’, ‘안녕은 어지럽게’, ‘푸른 돌고래 군의 부탁’ 등 독특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의 글들이 가지각색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어디로 가는 거야? 나는 물었어. 돌고래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상하다는 듯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어. 어디겠어, 당연히 바다로 가는 거지. 그의 까만 눈동자가 그렇게 대답했어. 바다? 하지만 그 기차 안에 있는 건 바다가 아니야? 나는 다시 물었어. 아, 그래, 물론 여기도 바다야. 하지만 너 역시 늘 길에 있으면서 또 다른 길을 향해 가지 않니?” _「내 서랍 속에는 돌고래가 살고 있다」

“삶에서 가장 좋은 것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황급히 지나가지. 딸기와 체리를 골라 먹고 눈처럼 하얀 생크림을 걷어 먹고 나면 부스러지는 알갱이들.
마음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 덧붙이고 색칠을 해도 언젠가는 맨얼굴이 드러나게 되어 있어.
삶은 언제나 앞질러 가고 우리는 미망인으로 남겨지는 거야.” _「봄을 보여줘」
 
짧지만 쉽사리 책장을 넘기지 못할 만큼 긴 여운을 주기도 하고, 길지만 사랑스럽고 유쾌한 이야기로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펼치다가도, 이내 가슴이 서늘해질 만큼 잔인한 현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짧고도 긴 그녀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침잠해 있던 마음이 떠오르고, 주저앉았던 희망이 다시 날아오른다.


새로운 음들이 빚어내는 풍요로운 삶의 멜로디

아름답게 연주되는 선율이라도 아무 변화 없이 단조롭게 반복된다면, 그것은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리듬이 더해져 다양하게 변주된다면 선율은 생동감을 얻고 빛을 발할 것이다.

“다 잊을 필요는 없지만 다 간직할 필요도 없다. 다 버릴 수도 없고 다 가져갈 수도 없다. 살아 있는 한 사람의 삶에서, 소유란 그러한 형편이다. 기쁨이었던 것이 슬픔이 되고, 가벼웠던 것이 무거워지고, 높이 날던 것이 내려앉고, 영원할 줄 알았던 것이 문득, 끝이 난다.” _「별리」

끊임없이 변주되는 인생은,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고 찬란하게 빛난다. 그녀는 정제된 언어로 삶의 변덕스러운 높낮이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견딜 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 그리하여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 우리는 삶이 연주하는 변주곡에 맞춰 두려움 없이 가볍게 발을 놀리며 찬란한 춤을 추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나는 낯선 사람이 되어 너를 떠났고, 너는 나를 떠나 낯선 사람이 되었다. 사랑이 우리를 내몰기 전에 우리는 서로를 떠나야 했다. 내가 선택한 길은 너의 반대편, 온 힘을 다해 낮과 밤을 걸었다. 부르튼 발을 닦아주는 사람도, 상처투성이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도 없었으므로 나와 너는 비로소 가장 안전한 지구의 끝에 도달했다. _p.19, 「겨울 나그네」

*어디로 가는 거야? 나는 물었어. 돌고래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상하다는 듯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어. 어디겠어, 당연히 바다로 가는 거지. 그의 까만 눈동자가 그렇게 대답했어. 바다? 하지만 그 기차 안에 있는 건 바다가 아니야? 나는 다시 물었어. 아, 그래, 물론 여기도 바다야. 하지만 너 역시 늘 길에 있으면서 또 다른 길을 향해 가지 않니? 돌고래의 질문에,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어. 그런 건가? 내 말에, 그런 거야, 그가 말했어. 좀 더 말해줘, 너는 어떤 바다로 가고 싶은 거야? 그곳에는 무엇이 있어? 돌고래는 잠깐 생각하더니, 눈동자를 빛내며 이렇게 대답했어. 그곳에는 낮이 있고 밤이 있고 햇빛과 바람과 비가 있어.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돌고래의 다음 이야기를 듣지 못했어. 긴 기적 소리와 함께 기차가 떠나버렸거든. 돌고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나는 기차가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어. 그는 내게 무슨 이야기를 하려 했을까, 궁금해하면서. 그것은 어느 새벽, 내 방, 서랍 속에서 일어난 이야기야. 그런데 그거 알아? 내 방에는 서랍 달린 가구가 하나도 없다는 것. _p.46, 「내 서랍 속에는 돌고래가 살고 있다」

*네가 잊어버리고 싶은 현실은 어떤 것이니? 내 질문에, 그녀는 한참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지나간 이별과 다가올 이별 같은 거. 그게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내가 받은, 그리고 앞으로 받게 될 상처도 가짜가 될 테니까.”
하지만 그녀도 나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우리가 받아온 또 받게 될 상처는 우리의 심장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갈 것이라는 걸. 그리고 그 시간이 되었을 때, 우리는 뭔가 반짝이는 것, 두근거리는 것, 부드럽고 친절하고 달콤한 것, 우리의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한 조각의 초콜릿 같은 것을. _p.86, 「뭔가 반짝이는 것」

*그들이 도착한 다른 세계에 완전한 사랑 같은 건 없다. 눈이 멀어 백 퍼센트의 연인을 알아볼 수 없으며,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는 언어를 잃어버려 언제나 오해투성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흘러넘칠 뿐이다. 그들은 끝없이 의심하고 질투하며 심지어 사랑이라는 이유를 들먹이며 누군가를 다치게 한다. 그들은 상처받고 외로워하며 눈물로 많은 밤을 지새우지만, 어느 누구도 완전한 사랑을 얻지 못한다.
이 세계를 벗어나 다른 세계로 간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렇게 일생을 보낸다. 이 세계 사람들은 누구도 그들의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않지만, 그들에 관한 단 한 가지 이야기가 은밀하게 전해오고 있다. 그건 다른 세계로 간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생의 마지막에 남긴 말이다.
“후회하지 않아. 불완전한 사랑을 얻기 위해 애쓰던 고통의 날로부터 나는 소중한 것을 얻었으니까. 그건 진짜 삶이었어.” _p.96, 「백 퍼센트의 사랑」

*삶에서 가장 좋은 것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황급히 지나가지. 딸기와 체리를 골라 먹고 눈처럼 하얀 생크림을 걷어 먹고 나면 부스러지는 알갱이들.
마음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 덧붙이고 색칠을 해도 언젠가는 맨얼굴이 드러나게 되어 있어.
삶은 언제나 앞질러 가고 우리는 미망인으로 남겨지는 거야.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하고 볼 수 없는 것을 보려 하고 갈 수 없는 곳을 가면 좋을 것 같지. 나는 눈앞에 있는 너를 보지 않고 너는 눈앞에 있는 나를 보지 않아.
그리고 지상에서 가장 슬픈 변명, 외로워서 그랬다는 이야기. 외로워서 춤을 추고, 외로워서 노래를 부르고, 외로워서 마시는 거야.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모를 한 잔의 사랑을. _p.113, 「봄을 보여줘」

*당신은 한때 칼날 같은 사랑을 품고 있었다. 사랑 같은 칼날이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내게 내민 것이 사랑인 줄 알고 품었으나 칼날인 적도 있었고, 칼날인 줄 알고 피했는데 사랑인 적도 있었다. _p.166, 「시간을 탕진하다」

*새는 날개를 쫙 펴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깃털은 충분한 물을 머금고 새가 수면 위에 떠오르도록 도와주었다. 깃털의 개수 같은 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새는 짧은 다리를 움직여 앞으로 나아갔다. 방향을 바꿀 때는 날개를 움직였다. 다리를 써야 한다는 것만 제외하고, 헤엄을 치는 일은 나는 일과 다를 게 없었다.
‘나는 왜 새로 태어났을까. 날지도 못하는데. 날개 같은 건 왜 달려 있을까. 쓰지도 못하는데.’ 한때 새는 그렇게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날개가 아니었다. 날개 자체에 관한 욕망도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새는 생각한다.
‘하나의 세계를 통과하는 것. 이곳에서 저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 _p.304, 「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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